[사회] 대장동 해명 없이 사직한 노만석…풀리지 않은 법무부 외압 의혹
-
- 첨부파일 : 205946869c716a39ad63e2af00827c92_20251113000529.jpg (213.3K) - 다운로드
본문
경위 설명 요구에 침묵하다 돌연 사의
논란 '일시봉합'했지만 진실공방 여전
사의를 표명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근하고 있다. 2025.11.12 [email protected]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에 이른 경위에 대한 해명 없이 12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법무부 외압' 의혹에 대한 진상은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게 됐다.
노 대행은 이날 대검 대변인실 언론 공지를 통해 사의 표명 사실을 전하면서도 "자세한 입장은 퇴임식 때 말씀드리겠다"고만 밝혔다.
노 대행은 이날 퇴근길에도 별도 입장 표명 없이 언론 노출을 피해 귀가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노 대행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용퇴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법무부 외압 의혹과 관련한 명확한 경위 규명이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었던 만큼 노 대행의 사의 표명만으로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대장동 사건 항소 마감 시한이었던 7일 저녁 노 대행이 이진수 법무부 차관과 통화를 한 뒤 대검이 중앙지검 수사·공판팀에 항소 불허 결정을 통보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논란은 법무부 외압 의혹을 둘러싼 진실 공방으로 번진 상태다.
노 대행은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 이후 이틀만인 지난 9일 "통상 사건처럼 법무부 의견을 참고해 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그 직후 "중앙지검의 의견을 대검에 설득했지만 관철하지 못했다"는 배치된 입장을 내놨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5.11.12 [email protected]
이에 일선 검사장 18명과 지청장 20명 등은 지난 10일 일제히 성명을 내고 노 대행에게 보다 상세한 경위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으나 노 대행은 이후로 어떤 공식 입장도 추가로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노 대행이 대검 과장들과의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 '이 차관이 항소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항소 포기를 요구하는 몇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고 토로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법무부 장·차관이 사실상 수사 지휘 수준으로 항소 포기를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은 더욱 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무부가 보완수사권을 미끼 삼아 검찰 수뇌부로부터 항소 포기 결정을 얻어낸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이 차관은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단순히 '신중 검토' 의견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맞섰다.
정 장관은 이 차관에게 '중형이 선고 됐는데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정도의 이야기만 했다고 주장했고, 이 차관은 "장관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노 대행에게 한 차례 전화했고, 수사 지휘권 행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가 외압 의혹을 부인하는 가운데 노 대행도 법무부와의 의견 교환 과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검찰 내부에서는 노 대행이 수사팀 의견 존중 없이 섣부른 정무적 판단을 내렸다는 비판 여론만 거세졌다.
결국 노 대행의 사의 표명으로 검찰 내부의 반발은 일단 사그라들 것으로 보이지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대검 수뇌부 간, 대장동 1차 및 2차 수사팀 간 내분 양상도 보였던 만큼 노 대행이 명확한 경위를 해명하지 않는 한 '임시 봉합' 상태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장동 공소 유지를 담당한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 글에 대검으로부터 아무런 이유 없이 항소 불허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대검 측은 일선과 협의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입장이어서 상황 인식에 다소 차이가 있다.
또 문재인 정부 당시 꾸려진 대장동 1차 수사팀 검사들은 항소 포기 결정 과정에서 2차 수사팀의 의견만 반영됐다며 중앙지검의 의견 수렴 과정을 문제 삼기도 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