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북극곰은 생태계 먹이공급자…먹고 남긴 사체 연간 760만㎏"
캐나다·美 연구팀 "1마리가 연간 1천1㎏ 사냥…남긴 30%는 주변 동물 먹이" 북극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북극곰(Ursus maritimus)이 매년 잡아먹고 남기는 동물 사체가 760만㎏에 달하며, 이는 북극 청소 동물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확대북극곰 두 마리가 사냥한 턱수염바다표범 사체와 흰바다갈매기 캐나다 매니토바대와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 야생동물 연합 등 공동 연구진은 29일 생태학 저널 오이코스(Oikos)에서 기존의 위성추적, 현장 관찰, 북극곰 먹이 습성에 관한 문헌자료 등을 종합 분석, 북극곰이 연간 사냥하는 포유류 양과 남긴 양을 추산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발견은 북극 생물 종 간의 상호의존성과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한 공동 취약성을 보여주며, 북극곰 보호기 이들만을 위한 게 아니라 이들에게 의존하는 수많은 생물 종 보전을 위한 노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동물 사체를 먹는 청소(scavenging)는 동물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먹이 획득 전략이다. 북극의 가혹한 환경 속에서 북극곰 같은 최상위 포식자가 먹고 남긴 사체는 먹이그물(food web) 내 다양한 청소 동물들에 중요한 먹이 자원이 된다. 연구팀은 캐나다, 노르웨이, 그린란드, 알래스카 등 북극곰 주요 서식지에서 수십 년간 축적된 연구 자료를 분석, 북극곰 한 마리가 1년간 잡는 해양 포유류 총무게를 계산하고, 실제로 먹는 부위와 먹지 않는 부위 비율을 토대로 남기는 사체 양을 추산했다. 그 결과 북극곰 한 마리는 고리무늬물범(Pusa hispida)과 턱수염바다표범(Erignathus barbatus) 등 해양 포유류를 연간 평균 1천1kg 사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또 주로 지방층만 섭취하고 상당 부분을 버리는 북극곰의 습성을 고려해 사체의 약 30%를 남기는 것으로 추정할 때 북극곰이 남기는 사체의 양은 연간 760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팀은 북극곰이 남긴 사체 760만㎏을 통해 청소 동물들이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총량은 155테라줄(TJ)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155TJ은 약 370억㎉로 사람 한 명이 하루 2천㎉를 먹을 경우 5천만명이 하루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이미지 확대북극곰이 남긴 사체를 먹는 확인된 청소동물과 잠재적 청소동물북극곰 1마리는 연간 평균 1천1㎏의 해양포유류를 사냥해 주로 지방층만 섭취한 뒤 사체의 30%가량을 남긴다. 북극여우와 늑대, 큰까마귀, 흰바다갈매기, 불곰 등 최소 11종의 척추동물이 이 사체에서 직접 이익을 얻고 있으며, 흰꼬리수리, 도둑갈매기, 울버린 등 8종은 잠재적 청소동물로 확인됐다.분석 결과 북극곰은 해양과 육상 생태계를 연결하는 핵심 고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바다 얼음 위에서 고리무늬물범 등을 사냥하고 사체 일부를 남겨 해양 에너지를 육상 동물이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북극여우와 늑대, 흰바다갈매기, 불곰 등 최소 11종의 척추동물이 북극곰이 남긴 사체에서 직접 이익을 얻고 있으며, 흰꼬리수리, 도둑갈매기, 울버린, 송골매 등 8종은 잠재적 청소 동물 종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온난화 등으로 북극곰 개체가 줄면 단순히 그 종 자체의 생존만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 그들이 제공하는 사체 감소로 북극 전체 생태계가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논문 제1 저자인 매니토바대 홀리 갬블린 연구원(박사과정)은 "이 연구는 북극곰이 다른 생물들에게 얼마나 막대한 먹이를 제공하는지, 그리고 이들이 속한 생태계가 얼마나 긴밀히 연결돼 있는지를 처음으로 수치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공동 저자인 샌디에이고 동물원 야생동물 연합 니컬러스 필폴드 박사는 "해빙(sea ice)는 많은 종이 북극곰이 남긴 사체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한다"며 온난화로 해빙이 줄면 북극곰뿐 아니라 다른 동물의 생존도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출처 : Oikos, Holly Gamblin et al., 'Predators and scavengers: Polar bears as marine carrion providers', http://dx.doi.org/10.1002/oik.1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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