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뉴스 - 몽키TV

본문 바로가기

[연예] 日흥행작 '국보' 이상일감독 "여성 역의 남배우, 기이하고 신비"

  • - 첨부파일 : 7f60b4cc96300ab0a9a93fbcd6c09f61_20251114000516.jpg (185.4K) - 다운로드

본문

가부키 '온나가타' 소재 영화…일본 실사영화 역대 최고 흥행 '목전'

"혈통에 따른 계승, 韓 관객도 공감할 소재…부정적 감정 정화하는 작품 하고파"

인사말하는 이상일 감독
인사말하는 이상일 감독

재일동포 이상일 감독이 1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국보' 시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13 [email protected]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이 연출한 영화 '국보'는 일본의 전통 공연 예술 가부키의 배우 '온나가타'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온나가타'는 여성 역을 연기하는 남성 배우를 뜻한다. 가부키가 시작됐던 17세기 당시 일본을 통치했던 에도 막부가 여성의 출연을 막으면서 생겼다.

"남성이 여성을 연기하는 게 관점에 따라 그로테스크(기이)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50∼60년 동안 예술을 위해 자신을 갈고닦으면서 그분들만이 가진 독특한 신비성이 있어요. 그런 게 어떻게 나오는지 알아내고 싶은 생각이 있었죠."

'국보' 개봉차 내한한 이상일 감독이 13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작품을 연출한 계기로 온나가타를 꼽았다.

'국보'는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가부키에 인생을 바친 두 온나가타 배우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그렸다.

이 감독은 "저의 뿌리는 한국이지만, 일본에서 나고 자라 일본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영화 '악인'(2011)을 찍으면서 실제 온나가타를 알게 됐고 그때부터 관심을 갖게 됐다"고 떠올렸다.

영화 '국보' 속 장면
영화 '국보' 속 장면

지난 6월 일본에서 개봉한 '국보'는 손꼽히는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다. 3시간에 가까운 상영 시간에도, 일본에서 1천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일본 실사 영화 중 흥행 순위 2위에 올랐고 조만간 역대 최고 실사 흥행작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감독은 일본 내 인상 깊었던 반응에 관해 "'영상의 아름다움과 음향에 박력이 있어서, 세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경험을 했다, 집에서 봤을 때 느끼지 못했던 감동이 있었다'는 반응이 기뻤다"며 "연령대가 높으신 분이 '20년 만에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봤고 보기 잘했다'는 소감도 있었다"고 들려줬다.

'국보'는 지난 9월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국내 관객과 만났고 오는 19일 정식 개봉한다.

이상일 감독 방한
이상일 감독 방한

재일동포 이상일 감독이 1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국보' 시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11.13 [email protected]

이 감독은 '국보'가 보편적으로 흥미를 가질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보'는 내년에 열릴 미국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일본 대표로도 선정됐다.

그는 "배우들은 굉장한 빛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거기에 수반되는 그림자도 짙다"며 "그림자를 등에 지고 빛나는 존재, 예술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어디서든 보편적으로 흥미를 가질 소재"라고 했다.

이 감독은 한국 관객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라는 점도 내세웠다.

그는 "한국 관객분들이 가부키에 거리감을 당연히 느끼시겠지만, 이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은 혈통으로 계승되는 분야에서 핏줄로 계승되는 존재가 있는 한편, 혈통 없는 외부인도 있다는 점"이라며 "두 명이 갈등하면서도 같이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영화의 이런 구조가 재일 교포라는 정체성을 가진 자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혈통과 외부에서 온 인간이라는 영화의 구조는 제가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요소와 겹친다"며 "다른 어떤 나라에서보다 한국 관객분들이 그런 점을 더 잘 느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영화 '국보' 속 장면
영화 '국보' 속 장면

가부키가 주요 소재인 만큼 가부키 장면은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다. 영화는 가부키 배우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한편, 그들의 시선에서 객석을 비추기도 하는 등 시간을 들여 공연을 자세히 비춘다.

이 감독은 "(가부키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단순히 보여주는 게 아니라 사생활에서 품고 있는 감정, 평소 느끼는 중압감, 무대에 오른 기쁨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 클로즈업을 많이 사용했다"며 "그들이 무대 위에서 어떤 풍경을 보는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눈과 피라는 소재도 주요하게 사용됐다. 이는 흰색과 붉은색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다. 가부키 배우들이 흰 분으로 얼굴을 칠하고 그 위에 강렬한 색을 그리는 모습도 고려했다.

이 감독은 "흰 눈은 죽음이라는 의미도 있고, 모든 것을 다 뒤덮어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며 "피는 생명이 깃든 색"이라고 했다.

영화 '국보' 속 장면
영화 '국보' 속 장면

영화 속 가부키 배우들은 자신의 예술을 실현하기 위해 애쓴다. 예술가로서 이 감독은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저도 이 업계에서 일하다 보니 질투도 생기고 악의를 품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작품을 보고 감동했을 때 제 안에 있는 악의가 정화돼요. 예술은 이처럼 분노나 부정적인 감정을 정화해준다고 생각해요. 저도 계속해서 이런 것을 만들고 싶어요."

하트 만드는 이상일 감독
하트 만드는 이상일 감독

재일동포 이상일 감독이 13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국보' 시사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13 [email protected]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판 전체검색
상담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