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가을바람과 돌아온 김현철·윤상·이현우의 '3인 3색'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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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합동 콘서트 앙코르…"시간 흘러도 많은 성원 보내줘 감사해"
(서울=연합뉴스) '우리에게 추억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작은 모든 것이 추억인걸∼.'
1990년대 국내 가요계에서 큰 사랑을 받은 뮤지션 김현철, 윤상, 이현우가 올해 5월 함께 발표한 신곡 '어 브리즈 오브 메모리즈'(A Breeze of Memories)를 한목소리로 열창했다.
'추억 담긴 그 미래가 산들산들 불어와'라는 가사처럼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이때, 도합 100년이 넘는 경력을 자랑하는 세 가수는 개성 강한 음색을 절묘하게 섞어내며 관객을 추억 속으로 안내했다.
바로 13일 오후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합동 콘서트 '어 브리즈 오브 메모리'(A Breeze of memory)다.
지난 5월 서울과 부산에서 동명의 콘서트로 호응을 끌어낸 이들은 유달리 길고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앙코르 공연으로 다시 한번 관객을 찾아왔다.
올봄에는 산들바람(Breeze) 같은 봄기운이 묻어나는 무대를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짙은 감성의 노래들도 선보이며 세트리스트에 변화를 줬다.
은막 뒤 실루엣으로 등장한 세 가수는 '어 브리즈 오브 메모리즈' 합동 무대로 공연의 시작을 알린 뒤 각자 솔로 무대로 관객과의 호흡을 이어갔다.
김현철은 '드라이브'(Drive), '춘천 가는 기차', '까만 치마를 입고', '동네', '왜 그래' 등 익숙한 노래로 부드러운 음색과 도회적인 세련미를 뽐냈다. 윤상은 눈을 지그시 감고 그윽한 목소리로 '한 걸음 더', '넌 쉽게 말했지만', '가려진 시간 속으로' 등을 들려줬다.
한 명이 솔로 무대를 꾸밀 때는 다른 두 명은 기타나 건반 등의 악기를 연주하며 호흡을 맞췄다. 생생한 라이브 밴드와 색소폰과 트럼펫 같은 관악기 연주는 공연에 흥을 더욱 돋웠다.
1980∼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 이들의 노래에는 그 시절의 따스한 감성과 추억이 담겨 있었지만, 목소리는 녹슬지 않고 이제 막 벼려낸 칼처럼 섬세하고 예리했다.
윤상은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을 그동안 기피하고 있었는데, (이)현우 형 덕분에 용기를 냈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이날 33년 전인 1992년 발표한 '가려진 시간 사이로'·'너에게' 등을 들려준 그는 "(발매) 당시 인터뷰를 할 때 '꿈이 뭐냐'는 질문에 '그냥 저는 오랫동안 음악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며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는데도 많은 분이 이렇게 성원해 주시는 오늘 같은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건반을 연주하며 꾹꾹 글자를 눌러 손 편지를 쓰듯 한음 한음 정성을 담아 '사랑이란'도 불렀다.
또 소수빈이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 3'에서 재해석해 화제를 모은 '넌 쉽게 말했지만'을 부르고서는 "사실 한 번도 홍보한 적도 없고 (히트를) 기대한 적도 없는 곡인데 작년에 한 후배(소수빈)가 경연에서 불러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게 됐다"며 "소수빈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현우는 공연을 앞두고 후두염에 걸려 목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특유의 묵직한 저음을 앞세워 '헤어진 다음날'과 '꿈' 등의 히트곡을 불렀다.
그는 "진짜로 말을 못 할 정도로 후두염이 심했는데, 현대 의학의 힘을 빌려 치료를 받으니 목이 80∼90% 돌아왔다"며 "공연을 할 수 있게 돼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현우가 우수에 찬 표정을 지은 채 호소력 있는 무대를 이어가자 객석 한편에서는 '꺄' 하는 함성이나 '오빠 멋있어요'라는 외침이 들려오기도 했다.
세 가수는 이날 빌리 조엘의 '저스트 더 웨이 유 아'(Just the Way You Are)나 '사랑하오'도 함께 불러 관객의 박수를 끌어냈다.
"저번 공연은 봄에 했는데, 이제 그 긴 여름이 다 지나가고 드디어 가을의 문턱이 찾아왔네요. 여러분들은 그 긴 여름을 이겨내신 겁니다. 이번에는 그래서 가을 분위기가 나는 레퍼토리를 짜 봤어요." (김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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