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만화로 즐기는 질주의 쾌감…애니 '달려라 하니'·'100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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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달려라 하니' 극장판…만화적 상상력 돋보이는 도심 속 질주
'100미터.', 트랙 위 청춘들 이야기…레이스의 폭발적 순간 포착한 연출력
달리기의 쾌감을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두 편이 추석 연휴에 개봉한다. 같은 소재를 다루면서도 다른 결을 갖춘 한일 애니메이션이 각자의 개성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먼저 한국 애니메이션 '나쁜계집애: 달려라 하니'(이하 극장판 '달려라 하니')가 오는 7일 개봉한다.
이 작품은 1985년 이진주 작가가 만화잡지 '보물섬'에 연재하고 1988년 TV로 방영한 국내 애니메이션 시리즈 '달려라 하니'의 극장판이다. 원작은 어린 나이에 엄마를 여읜 하니가 달리기에 낙을 느껴 육상 선수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연재 4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극장판 '달려라 하니'는 배경을 현시대로 옮겨 이야기 구성을 새로 짰다. 원작에서 악역이자 하니의 라이벌이었던 나애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서로 다투던 하니와 나애리가 진정한 동료가 돼 가는 과정을 그렸다.
육상 트랙이 아닌, 도심 속에서 달리며 겨루는 스포츠 '에스런'(S런)도 중심 설정으로 했다. 도시의 지형지물을 활용한 달리기가 박진감 있게 그려지며 색다른 질주의 쾌감을 안긴다.
원작 인기의 핵심이었던 캐릭터들은 유지됐다. 밝고 씩씩한 하니, 허술한 듯하면서도 열정이 넘치는 홍두깨 코치, 하니 곁을 지키는 지원군 이창수 등 추억의 얼굴들이 등장한다. 가수 이선희가 부르고 '달려라 달려라 달려라 하니 / 이 세상 끝까지 / 달려라 하니'라는 가사로 유명한 원작 주제가도 일부 나와 반갑게 한다.
거만하게 하니를 무시하던 나애리는 성장하는 캐릭터로서 그려진다. 나애리의 심리를 반영한 그의 질주 장면은 만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장면 중 하나다.
극장판 '달려라 하니'는 이처럼 추억을 넘어 만화적인 재미를 즐기는 애니메이션으로 남녀노소에게 다가가려 했다. 허정수 감독이 연출했고 송원형 플레이칸 대표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일본 애니메이션 '100미터.'는 육상 트랙 위를 달리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일본 만화가 우오토가 2018년에 연재한 동명의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옮겼다.
초등학생 토가시는 누구에게도 달리기를 지지 않을 정도로 선천적으로 발이 빠르다. 어느 날 현실을 외면하려는 전학생 코미야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달리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코미야는 누구보다 빠르게 달릴 때의 쾌감을 깨닫고 토가시에게 100m 대결을 제안한다. 그로부터 몇 년 뒤, 100m 육상 유망주로 꼽히는 토가시는 트랙 위에서 코미야와 재회하고 대결을 펼치게 된다.
'100미터.'는 토가시와 코미야의 육상 인생을 어린 시절부터 성인까지 세 부분으로 나눠 그린다. 그들은 부침을 겪고 무엇을 위해 달리는지 끊임없이 자문한다. 아버지를 따라 육상 선수를 걷게 된 니가미, 일본 육상계 오랜 기간 절대 강자로 군림한 자이츠, 자이츠의 그늘에 가려진 카이도 등 다양한 인물들도 트랙 위 인생의 의미를 되짚고 밝힌다. 100m라는 짧은 거리에 모든 것을 건 인물들의 모습이 우리네 인생을 반추하게 한다.
이와이사와 켄지 감독은 사실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작화로 질주의 쾌감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뛸 때 일그러지는 표정과 휘날리는 머리, 빠르게 움직이는 팔과 다리 등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레이스의 폭발적인 순간을 포착해낸다. 늘어지는 장면 없이, 실제 100m 뛰는 시간에 맞춘 듯 경주를 간결하게 표현한 점도 감독의 결단력이 빛나는 부분이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선수들이 트랙으로 입장해 몸을 풀고 달리기를 준비하기까지 이어지는 '원 신 원 테이크'(중간에 편집하지 않고 한 번에 이어가는 장면)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이 영화의 백미 중 하나다.
영화는 오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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